[이슈] 순직 경찰관에게 "칼빵"이라니… 전현무 발언으로 본 '운명전쟁49'의 타인 고통 소비 방식
디즈니+ 예능 프로그램 '운명전쟁49'가 선을 넘은 기획과 진행자들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누군가의 가족이자 사회의 영웅이었던 순직자들의 죽음이 단순한 '점술 퀴즈'의 소재로 전락한 가운데, 베테랑 MC 전현무의 가벼운 언행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타인의 숭고한 희생을 예능의 도구로 전락시킨 이번 사태의 본질과 대중의 분노가 향하는 지점을 팩트 위주로 분석합니다.
1. [요약] '운명전쟁49' 논란 팩트체크
핵심적인 논란의 타임라인과 사실관계를 요약합니다.
- 프로그램 개요: 49인의 운명술사가 펼치는 서바이벌 예능.
- 논란의 미션: 망자의 생년월일시와 사진을 보고 '사망 원인'을 맞히는 미션 진행.
- 문제의 발언: 범인 검거 중 흉기에 아홉 차례 찔려 순직한 경찰관의 사례를 두고, 전현무는 "제복 입은 사람이 칼빵이다"라고 발언함. 이에 신동은 "그 단어가 너무 좋았다"고 호응함.
- 유가족의 분노: 2001년 홍제동 화재로 순직한 故 김철홍 소방관의 유족은 제작진이 영웅을 기리는 취지라 설명해 놓고 실제로는 무속인들의 퀴즈 소재로 썼다며 사과 없는 태도를 비판함.
- 출연자 하차: 패널로 참여한 심리상담가 이호선은 "스스로 부끄러이 여기는 마음(자괴지심)"이라며 녹화 1회 만에 자진 하차함.
2. 비극의 오락화: 죽음을 '콘텐츠'로 전시하다
이번 논란의 가장 큰 문제점은 타인의 끔찍한 비극과 희생을 철저히 '오락적 도구'로 타자화(Othering)했다는 데 있습니다.
방송에서는 흉기에 찔려 숨진 경찰관뿐만 아니라, 실족사한 산악인, 화재 진압 중 매몰사한 소방관의 죽음까지 미션의 소재로 등장했습니다. 죽음의 원인을 추리하는 과정에서 MC들은 "미쳤다", "대박"이라는 가벼운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이는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추모나 성찰의 대상이 아닌, 서바이벌 예능의 자극적인 화제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도구로 전락시킨 것입니다.
심리학적으로 볼 때,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이 마비될 때 폭력적인 언어와 반응이 도출됩니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목숨을 바친 공직자의 상흔을 뒷골목 은어인 '칼빵'으로 희화화한 전현무와 이를 칭찬한 신동의 모습은 인간성과 존중을 잃은 방송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3. 베테랑 MC의 책임 방기와 제어 장치의 부재
진행자의 역할은 단순히 대본을 읽는 것을 넘어, 현장의 분위기를 조율하고 선을 넘는 발언이 나올 때 이를 정제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전현무는 분위기를 환기하기는커녕, 자극적인 표현을 그대로 반복하며 과열된 리액션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의 진행 방식은 방송의 가학적 흐름을 완화하기보다는 오히려 강화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방송 직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심리상담가 이호선의 하차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녀는 "시작하고서야 제가 나설 길이 아닌 걸 알았다"며 "부끄러운 방식으로나마 다시 배운다"고 참회했습니다.
이 고백은 기획의 본질적 문제를 외면한 제작진과 다른 MC들의 태도를 정곡으로 찌르는 대목입니다.
4. "동의받았다"는 제작진의 변명, 두 번 상처받는 유족들
논란이 확산하자 제작진은 당사자 및 가족과 사전 협의를 거쳤으며, 초상 사용 동의를 받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대중과 유가족이 분노하는 지점은 행정적인 '동의' 여부가 아닙니다.
故 김철홍 소방관의 조카는 개인 SNS를 통해 제작진의 기만적인 태도를 폭로했습니다. 유족 측은 영웅을 기리는 내용으로 인지하고 동의했으나, 방송에서는 고인의 죽음을 맞히는 가벼운 퀴즈로 소비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저희한테 제대로 된 사과는 하지도 않고 언론사에 기사 한 줄 딱 내는 스탠스를 보니 더는 할 말이 없어졌다"라며 제작진의 무책임한 대처에 깊은 절망감을 표했습니다.
행정 절차를 무기 삼아 비극의 예능화가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공적 의미가 큰 순직 사례를 다루는 방송이라면, 그 무엇보다 유족의 상처와 고인의 명예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윤리적 감수성이 전제되어야 했습니다.
[결론] 타인의 고통을 딛고 선 예능의 한계
세상을 떠난 이들의 숭고한 희생을 전시하여 가학적인 화제성을 얻고자 한 '운명전쟁49'의 기획은 대중의 차가운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미디어가 타인의 고통을 다룰 때 최소한의 윤리적 선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것은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 폭력일 뿐입니다.
제작진과 출연진은 절차적 변명을 멈추고, 상처받은 유가족과 불쾌감을 느낀 시청자들을 향한 진정성 있는 반성과 사과를 내놓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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